뉴스에 지불하는 대가는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
종이신문 발행부수가 지난 5년간 20% 이상 감소했으며, 광고 수익 역시 매년 2%씩 꾸준히 줄고 있다 하니 신문사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이 충분히 짐작된다. 정보 수집 환경이 '종이'에서 '인터넷 플랫폼'으로 빠르게 전이된 기술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클 것이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 독자 77%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어려움이 비단 기술 환경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많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뉴스 기사가 그 가치에 비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도 있는 것 같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포털)은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뉴스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기사 제목이 포함된 링크와 함께 처음 두세 문장 정도의 기사 내용 일부를 미리 보여 주고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직접 연결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이 같은 뉴스 저작물 이용 방식은 공정 이용에 해당하여 저작권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한 푼의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국내 포털들이 언론사에 지불하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대가 역시 그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자신들이 생산한 기사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데는 언론사의 책임도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환경으로 뉴스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언론사들이 공짜 뉴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으로 수익을 꾀하는 이른바 '공짜 뉴스 경영 전략'을 폈는데, 이 때문에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아 뉴스의 유료화에 실패한 탓도 크다.
언론은 민주주의 작동 원리이자 발전 동력이다. 뉴스 콘텐츠의 품질이 나빠지면 정보의 왜곡과 불균형으로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비판적 사고와 문제 분석 능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들이 언론사 기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언론사 경영이 어려우면 특정 광고주나 이익집단에 종속될 위험성이 그만큼 커진다. 정치 권력에 대한 견제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언론사와 인터넷 플랫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뉴스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언론사와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기사의 품질과 플랫폼의 신뢰를 함께 높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구글은 '뉴스의 직접 링크 방식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므로 저작 사용료를 낼 이유가 없다'는 법리적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안을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 구글 뉴스의 헤드라인과 두세 줄의 리딩기사는 그 기사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이며 창작에 가장 큰 노력이 들어간 부분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적은 양의 정보 또는 정보의 일부를 의미하는 이른바 '스니펫(snippet)'에 대한 권리 보호 장치를 만들어 뉴스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수의 언론사와 두세 개 인터넷 플랫폼(포털)의 관계는 수요 독점으로 인해 공정한 가격 결정이 쉽지 않다. 실제로 스페인이 스니펫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을 통과시키자 구글은 스페인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상호 간 극단적 파국을 초래하기 전에 언론사와 플랫폼이 상생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으로 믿는다. 뉴스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단순히 언론사 경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라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뉴스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인식적·정책적 기반이 조성되어 책임 있는 언론사가 질 높은 뉴스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경영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매일경제 2017. 12. 8 매경의 창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812090
뉴스에 지불하는 대가는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
종이신문 발행부수가 지난 5년간 20% 이상 감소했으며, 광고 수익 역시 매년 2%씩 꾸준히 줄고 있다 하니 신문사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이 충분히 짐작된다. 정보 수집 환경이 '종이'에서 '인터넷 플랫폼'으로 빠르게 전이된 기술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클 것이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 독자 77%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어려움이 비단 기술 환경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많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뉴스 기사가 그 가치에 비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도 있는 것 같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포털)은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뉴스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기사 제목이 포함된 링크와 함께 처음 두세 문장 정도의 기사 내용 일부를 미리 보여 주고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직접 연결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이 같은 뉴스 저작물 이용 방식은 공정 이용에 해당하여 저작권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한 푼의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국내 포털들이 언론사에 지불하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대가 역시 그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자신들이 생산한 기사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데는 언론사의 책임도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환경으로 뉴스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언론사들이 공짜 뉴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으로 수익을 꾀하는 이른바 '공짜 뉴스 경영 전략'을 폈는데, 이 때문에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아 뉴스의 유료화에 실패한 탓도 크다.
언론은 민주주의 작동 원리이자 발전 동력이다. 뉴스 콘텐츠의 품질이 나빠지면 정보의 왜곡과 불균형으로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비판적 사고와 문제 분석 능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들이 언론사 기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언론사 경영이 어려우면 특정 광고주나 이익집단에 종속될 위험성이 그만큼 커진다. 정치 권력에 대한 견제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언론사와 인터넷 플랫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뉴스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언론사와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기사의 품질과 플랫폼의 신뢰를 함께 높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구글은 '뉴스의 직접 링크 방식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므로 저작 사용료를 낼 이유가 없다'는 법리적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안을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 구글 뉴스의 헤드라인과 두세 줄의 리딩기사는 그 기사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이며 창작에 가장 큰 노력이 들어간 부분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적은 양의 정보 또는 정보의 일부를 의미하는 이른바 '스니펫(snippet)'에 대한 권리 보호 장치를 만들어 뉴스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수의 언론사와 두세 개 인터넷 플랫폼(포털)의 관계는 수요 독점으로 인해 공정한 가격 결정이 쉽지 않다. 실제로 스페인이 스니펫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을 통과시키자 구글은 스페인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상호 간 극단적 파국을 초래하기 전에 언론사와 플랫폼이 상생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으로 믿는다. 뉴스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단순히 언론사 경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라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뉴스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인식적·정책적 기반이 조성되어 책임 있는 언론사가 질 높은 뉴스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경영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매일경제 2017. 12. 8 매경의 창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812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