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민노총國이냐' 개탄과 공권력 책임

2018-11-15

'민노총國이냐' 개탄과 공권력 책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행태가 갈수록 브레이크 없는 전차처럼 극단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대검찰청까지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민노총 간부들이 대검 청사에 들어가 ‘불법 파견 즉각 처벌하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 8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퇴거됐다.


최근 3개월 동안 민노총이 불법 점거농성을 벌인 관공서만 7곳이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광화문 일대 왕복 12차로 전체를 막고 인도까지 점령한 채 시위를 벌였다.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자’ ‘청와대를 점령하자’ 등 구호를 외치며 그 세력을 과시했다. 앞서 7일에는 어린이·청소년 직업 체험 전시관을 운영하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한국잡월드에서 민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사무동을 점거하고 투쟁가를 부르며 농성을 벌였다. 정규직이 56명밖에 안 되는 잡월드에 비정규직 340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민노총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우선 전환하라며 김천시청과 시장실을 점거하고, 김천시장이 사는 아파트 앞에 한 달간 진을 치고 확성기를 틀어대고, 심지어 아파트 현관까지 들어가 시위를 했다. 현장에서 속수무책으로 그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경찰을 보다 못한 시민들이 경찰이 도대체 뭣 하러 왔느냐고 항의를 했으나 경찰은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천시청의 200명이 넘는 계약직 직원 가운데 민노총 조합원 7명을 우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라는 게 그들의 요구였다. 민노총 조합원만 먼저 전환할 수 없고 기준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설득했으나 그들은 막무가내로 점거부터 시작했다. 더 황당한 것은, 그들이 김천시청 소속 민노총 노조원도 아니고 민노총 경북지구 간부들이라는 것이다.


또, 민노총 산하 GM노조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도 지난 8일부터 점거하고 있다. 정부청사, 시장 집무실, 국회의원 사무실, 검찰청까지 이들의 점거농성은 거리낌이 없다. 최근 민노총 경기본부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민노총 경기본부 새 건물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4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주문이다. 민노총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7000만∼9000만 원대인 자동차 생산직 연봉의 반값 수준 공장을 지으려는 ‘광주형 일자리’ 구상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봉 3500만 원 수준의 공장이 생기면 그보다 연봉 두 배 이상을 받으면서도 생산성은 더 떨어지는 자신들에 대한 비난이 두려운 탓으로 의심된다. 


민노총의 도를 넘는 행태 중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만 살펴봐도 이 정도다. 하나하나 다 나열하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민노총이 이처럼 안하무인의 행태를 보이는 근본적 원인은 현 정부의 태도에 있다. 민노총이 촛불의 주역도 아닐뿐더러 민노총이 주장하는 것이 촛불의 정신도 아니다. 촛불의 주역은 국민이며, 촛불 정신 역시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국민의 마음이다. 현 정부 탄생에 지분이 있으므로 현 정부가 자신들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한다면 민노총은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다. 


촛불 시위 때 가장 많이 등장했던 구호 중 하나가 “이게 나라냐”였다. 무소불위 행태를 보이고 있는 민노총에 대해 정부가 지금처럼 무력하게 대응한다면 정말 이야말로 “이게 나라냐”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대한민국이 민노총국(國)이냐’는 국민의 우려를 생각해서 민노총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주기 바란다.  


문화일보 2018. 11. 15 포럼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11150107311100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