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주민등록번호, 행정·공공서비스에 필수…없애지 말고 '안전성' 보완

2014-02-08

주민등록번호, 행정·공공서비스에 필수…없애지 말고 '안전성' 보완


반대 행정·공공서비스에 필수…없애지 말고 '안전성' 보완


주민등록번호는 주민의 거주관계 등 인구 동태를 명확하게 파악해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 사무를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주민에게 개인별로 부여한 고유한 등록번호다. 그러나 본래 목적보다 온라인상에서 본인 확인 수단 및 회원관리를 위한 키값으로 공공은 물론 민간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개인에 대한 각종 자료가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집적됐고, 그 결과 주민등록번호는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개인정보 유출의 ‘마스터키’가 돼버렸다. 


각에서는 이런 주민등록번호를 아예 폐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주민등록제도’와 ‘주민등록번호’를 혼돈한 것이다. 주민등록제도는 주민의 의료, 연금, 복지, 조세, 선거 등 행정과 공공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대부분의 국가가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등록제도는 신분 확인 측면에서 행정기관이 주민의 거주관계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가 보안적 측면에서 사회 안정 및 질서유지에 기여한 바가 크다. 이 때문에 현대 복지국가에서 주민등록증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불가능하다. 주민등록 때 부여하는 주민등록번호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잘못 사용돼 개인정보 유출의 마스터키가 됐다고 해서 번호를 폐지할 수는 없다. 물론 번호체계를 개편할 필요는 있다. 


개인 고유번호 부여로 대처…비용 줄이고 사회혼란 최소화 

현행 주민등록번호는 몇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주민등록번호는 그 자체만으로 번호소지자의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직접 노출한다. 별도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더라도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만 갖고 개인정보를 10여개 이상 유추할 수 있다. 둘째, 주민등록번호가 본인 확인수단 및 고객관리 키값으로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다 보니 심각한 개인정보의 연동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문제가 분명하다면 보완해 해결하는 게 당연하다. 


자는 주민등록번호는 주민등록대장상필의 행정관리번호로만 두고 국민에게 새로운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번호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주민등록번호란 개인별 주민등록표에 등록할 때의 ‘관리번호’ 또는 ‘등재번호’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런 관리번호가 반드시 개인신분번호 또는 식별번호로 사용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등록번호제도 개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보다 저비용 고효율의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현행 주민등록번호(관리번호·소스 PIN)는 그대로 두고, 행정청이 주민등록증을 발급할 때 별도의 시스템에 의해 개인별 고유번호(발행번호·커먼 PIN)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주민등록증에는 현행 주민등록번호(관리번호)가 아닌 발행번호(개인식별번호)가 기재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발행번호(개인식별번호)의 번호 부여방식은 발행연도(4)+숫자(8)+검증번호(1), 즉 발행연도를 4개 숫자로 정하고 다음에는 무작위로 구성한 8개의 숫자를, 다음으로 1개의 검증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 방법을 쓰면 매년 1억명의 사용이 가능하다.


주민번호 사적 이용 막아 개인정보 유출 피해 줄여야


행 주민등록번호제도 문제점의 하나로 현지적돼 온 것이 주민등록번호의 불변성이었다. 주민등록번호는 한번 부여받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생 동안 본인 식별번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침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침해 발생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 필자의 제안처럼 주민등록번호체계를 개편하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은 현저히 감소하겠지만 개편된 번호체계, 즉 발행번호를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개인의 신상정보와 결합돼 지금의 주민등록번호처럼 개인정보 유출의 마스터키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발행번호는 불변성을 배제해 번호 변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분실 등으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 경우, 또는 주민등록증 발급일로부터 10년이 지난 경우, 발행번호의 유출 등으로 피해를 본 경우 등에는 발행번호 변경요청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발행번호를 만들어 주민등록번호처럼 공공·민간할 것 없이 범용적으로 쓰자는 게 아니다. 변경과 갱신이 가능하더라도 지금처럼 하나의 번호에 정보가 쌓이면 주민등록번호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선진국들처럼 의료, 연금, 세무, 보험, 조세 등 영역별로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정보주체가 본인확인 수단으로 영역별 개인식별번호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발급받은 발생번호를 범용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새로운 개인식별번호(발행번호)를 본인확인 수단 이외의 용도, 예컨대 고객정보의 관리 키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법에서 엄격히 금지해야 할 것이다. 새 번호체계를 도입해도 무작위 난수번호를 생성하는 시스템과 이렇게 생성된 번호와 기존의 주민번호를 연계해 본인인증을 해주는 시스템 정도만 추가하면 되므로 사회적 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주민등록번호는 주민등록관리번호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하면서 국민에게 새로운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이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 2014. 2. 8.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4020772951